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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문제로 이미지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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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2만리

바다는 움직임과 사랑 그 자체예요.

바다는 살아 있는 무한입니다.

그렇게 시작하는 소설을 어디에선가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로도스 독서 모임의 파죰카도, 마운틴도,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그런 책은 읽은 적 없다고 고개를 젓기만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역시 빌어먹을 내 머리 탓일 게 뻔했다. 기억 상실로 구멍 난 머릿속에서, 출처 없이 부유하는 지식으로만 남은 파편들이 뒤죽박죽으로 쌓여 있다가 하나씩 떨어져 바닥을 뒹구는 경험은 이제 드문 사건도 아니었다. 늘 그랬듯 일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다면 한쪽에 치워버리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 머릿속을 배회하다 그 기억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일을 자꾸만 반복하게 된다. 낯선 이름이 붙은 바다 밑을 자유로이 누비는, 철로 단조된 일각고래의 이야기를 곱씹고 또 곱씹는다. 박사, 무슨 생각 해? 그런 표정 짓지 말고, 나한테 전부 말해 줘. 노틸러스호 이야기도 괜찮아. 자, 여기 앉아. 미즈키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이끌려 창가에 놓인 의자에 주저앉았다. 어두운 창밖으로는 오리지늄에 깨물려 상흔이 남은 대지도, 창백하게 질린 이베리아의 수평선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눈을 감았다.